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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머리가 많이 길었다. 초등학교때 이후로 이렇게 길러보기는 처음이다. 중학교때는 두발규정때문에 항상 애매한 중단발을 유지했었고, 고등학교때는 고1 입학하자마자 무슨 패기인지 파격적인 투블럭을 감행했다. 맞다. 당신들이 상상하는 그 투블럭. 덕분에 바리깡 3mm, 5mm, 7mm의 차이를 아주 잘 안다. 다들 내가 투블럭을 했다고 하면 왜 했냐고 묻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당시 내가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가 투블럭을 하고있었고, 여고였기에 딱히 잘 보일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이 아니면 내 인생에 투블럭을 할 날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했다. 한 삼일? 고민한 것 같다. 그때의 내 모습이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상상에 맡기겠다. 하하 또 스무 살 때는 탈색을 해버려서 머리를 더 .. 2023. 6. 16.
삶은 곧 이야기. 작년의 나는 형형색색의 사람이었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인스타 스토리를 쭈욱 둘러보는데 내 표정이 그렇게 밝고 환할 수가 없어서. 그런데 오히려 진짜를 알게 되면 잘 안 올리게 돼. 진짜 행복과 진짜 슬픔이 뭔지 알게 되면 쉽사리 여러 사람에게 보여줄 수가 없어. 내 스토리를 보는 사람과 동시에 나도 나를 속이게 되거든. 그렇다고 올해의 내가 행복하지 않았던 건 아니야. 힘든 날도 있었지만, 그 힘든 날 마저 웃은 순간이 있었어. 나는 올해도 여전히 색색의 사람이고. 어쩌면 올해가 돼서야, 혼자가 되어보고 나서야 나는 진짜 나를 알았을 수도. 사람의 인생은 이야기래. 삶이 이야기이고 이야기가 곧 삶이래. 인스타 스토리가 왜 스토리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아. 우리는 스토리에 우리의 일상을 올리지만 사실 그건.. 2023. 6. 11.
덕분에 행복해. 행복하다. 왜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행복하다. 나는 오늘 왜 행복할까? 1. 오늘은 토요일이고 그래서 수혁이랑 눈떠서 지금까지 연락할 수 있었다. 수혁이가 군대 가서 좋은 점은 내가 원할 때, 수혁이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수혁이가 사회에 있을 때는 서로 일정이 다르고, 바빠서 내가 원할 때 바로바로 전화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시험기간에는 이수혁이 예민왕이 되기 때문에 가만히 내버려두어야 한다. 그런데 수혁이가 군대를 가니 주말에는 그냥 한량이 되어 버려서 10분 대기조다. 전화하면 거의 전화연결음이 들리자마자 전화를 받는다. 그래서 오늘도 공부하다가 목소리 듣고 싶으면 눈치 안 보고 그냥 전화했다. 힘들면 마음껏 찡찡거릴 수도 있고. 오히려 .. 2023. 5. 27.
사랑이 밥 먹여주냐 왜 사랑은 밥 먹여주지 않을까? 오래전부터 품었던 의문이다. 지금은 안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의 드라마를 보면 부잣집 남자와, 가난한 여자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반대하는 진주목걸이를 하고 있는 남자의 어머니가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99% 등장하는 대사. "사랑이 밥 먹여주냐?" 사랑으로만은 살 수 없으니 당장 그 가망 없는 연애를 때려치우고 정신 차리라는 의미이다. 어찌 보면 아주 현실적이고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이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말을 어디선가 들을 때마다 오히려 반발심이 생긴다. 그러는 당신은 얼마나 대단한 삶을 살았냐고. 밥 먹여주는 다른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지금 삶에 만족하냐고 물어보고 싶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해 봤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을 그렇.. 2023.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