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용기2

사랑한다 말해도, 나는 사랑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어. 언젠가 너의 집에서 나는 방에서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고, 너는 막 씻고 나온 상태였어. 네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면서 방에 들어와서는, 넷플릭스에 골똘히 집중하고 있는 나를 보며 씩 웃더니 귀엽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줬어. 나 그때 되게 행복했다? 그냥 그 순간 내가 엄청 사랑받는 기분이었거든. 그 이후로 이 장면이 두고두고 떠올라. 사랑이라고 하면 이 장면이 가장 많이 떠올라. 사랑은 뭘까? 사랑이란 건 대체 뭘까? 엄청 진부한 질문이지? 그런데 요즘 들어 자꾸 생각하게 돼. 사랑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잖아. 그런데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어. 실체가 없지만 나를 가장 크게 흔들어놔.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도 사랑인데 나를 가장 힘.. 2023. 6. 2.
알고있지만, 끝을 알면서도 자꾸 보게 되는 것, 찾게 되는 것들이 있어. 가령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 책 같은 것들 말이야. 나는 내 일기장이 그래. 끝을 알지만, 자꾸 찾아서 읽게 돼. 깊은 새벽에 잠이 안 올 때마다, 나는 지난 내 일기장들을 찾아 읽어. 일기장에는 별의별 내용들이 다 담겨있어. 나의 사랑 이야기, 미래에 대한 걱정, 관계에 대한 고민,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감상, 친구가 적어준 사소한 쪽지들까지. 그때 했던 고민을 지금도 여전히 하는 것들도 있고,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나 싶은 것들도 있고 참 다양해. 그런데 읽다 보면 그런 내가 참 애틋해져. 어떻게든 잘 살아 내보고 싶어서 고민하고 다짐하는 내가 대견해. 요즘은 내가 가끔 마음에 들고, 자주 마음에 들지 않는 날들이었거든. 내.. 2023.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