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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by 파rang 2023. 1. 23.
  언젠가 이런 글을 본적이있다. 사랑의 형태는 너무나도 다양해서 다들 나를 기준으로 사랑한다고. 내가 가장 좋다고 느끼는 것,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들을 사랑하는 상대에게 그대로 해주는 것이다. 상대도 나만큼 기뻐하고 좋아할것이라 생각하면서.

 

  수혁이와 하리보 젤리를 먹은 적이있다. 그런데 수혁이가 자꾸만 나에게 초록색 젤리만 주길래 옆을 보니 젤리 봉지에서 열심히 초록색 젤리를 찾아서 나에게 주고 있었다.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게 제일 맛있는데? 라고 하는것이다. 그러고는 맛있는 젤리만 나에게 골라서 하나씩 손위에 놓아준다. 사실 나는 초록색이든, 빨간색이든, 노랑색이든 크게 상관없었지만 그냥 묵묵히 골라준 젤리를 먹었다. 수혁이의 그 마음이 좋아서. 골라주는 모습이 예뻐서. 
   
  사랑이라는게 어찌보면 참 모호하고 애매하다.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을 꺼내서 증명해 보일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분명 사랑하면서도 그 방식이 서툴러서, 혹은 나의 방식이 너에게 닿지 않아서 서로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다. 그러나 방식이 다르다고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다. 나는 이렇게 글로, 편지로 나의 마음을 전한다면 수혁이는 나를 웃게하는 행동으로, 틈틈히 걸어오는 전화로 나에게 사랑을 전한다. 
 
  사전에 사랑의 뜻을 검색해 보면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이라고 나온다. 어떤 방식이든 이 사랑의 정의만 통한다면 된거 아닐까. 방식이 조금 서툴고 나와 다르다고 해도 그속에 담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거 아닐까.
 
  사랑의 크기를 재고 따지기 보다 사소함속에 숨겨져있는 진심을, 아끼는 마음을, 사랑을 발견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매일 밤 사랑으로 풍성해진 마음을 안고 잠에 들기를 바란다. 나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사람이 있음에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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