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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뭐쓰지.

by 파rang 2022. 7. 13.

뭘 쓸까. 쓰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글쓰기는 쉬운데 쉽지 않다. 내 이야기를 쓰는 것도 힘든데 한 편의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들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은 뭐가 쓰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흘러가는 대로 쓸 거다. 그래도 일단 쓰는 게 중요한 거니까^^^

나에게 글이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다. 나는 글 쓰는 게 좋다. 그런데 왜? 나는 글쓰는게 왜 좋을까?

사실 글쓰기라는 게 막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생각을 정리해서 문장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꽤 까다로운 과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내가 글이 쓰고 싶다고 느끼는 이유는.... 오늘 한번 정리해 보자.

 

1.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알 수 있다. 글을 쓰다 보면 혼란스러운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인 것 같다. 

 

2. 일상을 사유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우리는 하루 중 아주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 모든 생각들이 글의 글감이 된다. 나는 보통 하나의 작은 발견이나 깨달음, 혹은 한 문장으로부터 글이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내 생각 하나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기록하게 되고, 한 번 더 되짚어보게 된다. 그래서..... 그게 어디에 도움이 되냐고? 일상을 사유하다 보면 하루의 작은 행복도 놓치지 않고 잘 느낄 수 있게 된다. 나 같은 경우는 그랬다. 작은 일에도 감동받게 되고, 웃게 되고, 하루에 더 자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글을 쓰면서 내가 더 다채로운 사람이 된 것 같다. 

 

3. 밍밍한 하루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나의 글쓰기 역사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나 하고 생각해보니 역시 일기장이다. 초등학교 때 쓴 '충효 일기'부터 지금의 다이어리 까지. 일기를 쓰려면 내 하루를 돌아보아야 한다. 오늘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떤 생각이 들었으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등등. 오늘 하루 특별한 어떤 일이 있었다면 그날 일기 쓰는 일은 아주 쉽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다. 아무도 안 만나고, 아무 데도 안 나가고, 집에서 뒹굴 거리는 그런 날. 그런 날은 일기 쓰기 쉽지 않다. 기록할 만한 게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밍밍한 하루에 꼭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글쓰기가 나의 밍밍한 하루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하루'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나로 예를 들자면 나는 오늘 하루 종일 방콕이었다. 그런데 이런 하루도 일기를 쓰기위해 쭈욱 돌아보면 은근 많은 걸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침에는 일어나서 처음으로 아오스요거트를 먹어봤고, <19호실에 가다>를 마저 읽었다. 그리고 스피커로 좋아하는 음악도 들었으며 이수혁이랑 전화도 했다. 저 중에 하나만 골라도 글을 쓰고자 하면  충분히 의미있는 글감이 된다. 처음 먹어보는 아오스 요거트, 좋아하는 책, 음악, 남자친구. 밍밍해보여도 하나도 밍밍하지 않은 하루.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나에게는 글쓰기이다.

 

내가 글을 쓰는 것도 남이 쓴 글을 읽는 것도 재밌다. 나와 생각이 비슷하면 반갑고, 다르면 새롭다. 오늘 나처럼 하루종일 방콕 한 사람이 있다면 하루의 마무리로 일기 쓰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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