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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언젠가 이런 글을 본적이있다. 사랑의 형태는 너무나도 다양해서 다들 나를 기준으로 사랑한다고. 내가 가장 좋다고 느끼는 것,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들을 사랑하는 상대에게 그대로 해주는 것이다. 상대도 나만큼 기뻐하고 좋아할것이라 생각하면서. 수혁이와 하리보 젤리를 먹은 적이있다. 그런데 수혁이가 자꾸만 나에게 초록색 젤리만 주길래 옆을 보니 젤리 봉지에서 열심히 초록색 젤리를 찾아서 나에게 주고 있었다.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게 제일 맛있는데? 라고 하는것이다. 그러고는 맛있는 젤리만 나에게 골라서 하나씩 손위에 놓아준다. 사실 나는 초록색이든, 빨간색이든, 노랑색이든 크게 상관없었지만 그냥 묵묵히 골라준 젤리를 먹었다. 수혁이의 그 마음이 좋아서. 골라주는 모습이 예뻐서. 사랑이라.. 2023. 1. 23.
기록의 쓸모 '기록의 쓸모'라는 내가 좋아하는 마케터님이 쓰신 책이 있다. 이 마케터님은 아주 작고 사소한 일상에서의 발견을 모두 기록하시는데 기록하면서 배운 점과 깨달은 점, 또 성장한 점들을 담아낸 책이다. 그런데 최근에 나에게도 기록의 쓸모를 깨닫게 된 일이 생겼다. 얼마 전 내 작고 귀여운 아이폰이 멈춰버린 것이다. 카톡을 하다가도, 전화를 하다가도, 인스타를 보다가도 자꾸만 멈추고 꺼지는 탓에 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고치기 위해 애플서비스센터를 찾아갔는데 수리를 하면 폰이 초기화되어 사진이나 연락처들이 모두 날아가니 미리 백업을 해둔 다음 다시 찾아오라고 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백업을 할 수가 없었다. 백업을 하려면 일단 폰이 켜진 상태로 유지가 돼야 하는데 십 분마다 꺼져버리니 백업을 하다가 멈추고,.. 2022. 12. 5.
눈이 올까요, 오늘 아주 잠시 서울에 눈이 내렸다고 한다. 눈인지 우박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하얗고 작은 게 하늘에서 내렸다고 한다. 그게 뭐라고, 눈이 뭐라고 다들 눈만 오면 난리다. 호들갑을 떨고, 찍어서 SNS에 올리고, 친구에게 알리고, 기뻐하고 행복해하고.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기뻐하고. 나는 부산에서 나고 자란 탓에 눈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서 눈이라는 존재는 나에게 항상 큰 이벤트 같다. 고3 수능을 끝내고 맞이한 겨울방학, 나는 공주의 사촌집으로 놀러 갔다. 한 2주 정도 있었는데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눈을 내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아침에 눈뜰 때마다 혹시나 밤새 눈이 내렸을까 봐 베란다로 달려가서 바깥 풍경을 확인했는데 하루는 바깥세상이 눈으로 가득 뒤덮여있었다... 2022. 11. 30.
헤어지자, 두려움없이 처음 이 문장을 보자마자 헉했다. 어느 티브이 광고에서 본 문장인데, 두려움 없는 헤어짐이라니...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다. 내게 헤어짐은 항상 두려움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님과의 헤어짐, 연인과의 헤어짐, 친구와의 헤어짐. '헤어짐' 그 자체가 무섭다기보다는 그 후에 남겨지는 나와 헤어짐을 감당해야 하는 그 이후의 일상이 두렵다. 함께했던 시간, 공간들을 뒤로하고 그 속에 나 혼자 남겨진다는 건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다. 누군가와 영영 이별하는 헤어짐도 싫지만 나는 잠시 헤어지는 것도 싫다. 친구를 만나고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온다. 특히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없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두렵다. 헤어지고 그 뒤에 몰려올 공허함이, 쓸쓸함이, 외.. 2022.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