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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다정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은 날이 있다. 날이 화창할 때, 너무 좋은 노래를 들었을 때, 누군가를 기다릴 때, 그 기다림이 슬프지만 다정할 때, 누군가의 다정을 받았을 때. 오늘은 그 모든 요소가 다 존재하는 날이다. 날이 좋고, 우연히 들은 노래가 심금을 울리고, 나는 또 다정한 사람을 기다린다. 나에게는 참 다정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많이 다정하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제일 다정하다. 그리고 제일 꾸준하게, 다정하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음에 벽을 세우고 있었다. 사람이란 존재는 기대할수록 실망하는 법이니까. 실망하는 일 없도록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았다. 딱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주고, 딱 그만큼만 받았다. 나에게는 이미 충분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2023. 3. 18.
슬픔으로부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했다. 맛있는 밥을 먹고,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보고, 읽고, 사고. 좋은 글을 보고, 썼다. 오랜만에 좋은 글을 마주해서 그런지 꽤나 설렜다. 이번주 월요일, 수혁이가 군대를 갔다. 몇 달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수많은 결심과 다짐이 무색하게도 너무나 슬펐다. 매일 나의 일상을 공유하고 내 편이 되어주던 사람이 곁에 없다는 건 생각보다 더 슬픈 일이었다. 그렇다고 매일을 슬퍼할 수는 없으니 뭐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책 읽기. 책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책을 등한시했다. 변명을 하자면 수혁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 충만해서, 이미 충분히 행복해서 굳이 책을 찾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책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에게 더 필요한 .. 2023. 3. 10.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작가노트) ‘눈이 올까요’와 ‘헤어지자 두려움 없이’ 두 편 모두 결국은 사람에 대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글입니다. ‘눈이 올까요’를 쓰면서는 함께 첫눈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리느라 설레었고, ‘헤어지자 두려움 없이’는 더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글 속에 불어넣으며 글을 썼습니다. 저는 사람이 좋습니다. 사람이 좋고, 그 사람들이 나누는 사랑은 더더욱이 좋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사람과 사랑에 관해서 쓰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사랑들에 대해서요. 저는 제 글이 꼭 편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또 받는 일은 참 설레는 일이니까요. 편지를 쓸 때는 상대를 생각하며 어울리는 편지지를 고르고, 글이 예쁘게 담길 수 있는 팬을 고르고, .. 2023. 2. 22.
생일소감 먼저, 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시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임을 알게 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제 생일을 축하해주신 모오오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살면서 대학에 붙었을 때도 이만큼 축하받지는 않은 것 같은데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많은 축하를 받다니. 너무너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역시 태어나길 잘했네요:) 항상 나의 버팀목이자 그늘이자 울타리가 되어주는 우리 가족들, 무슨 복이있어서 엄마아빠의 큰딸로 태어났을까요. 제 모든 행복의 시작은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하고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제가 이 사랑을 아무 대가 없이 받은 것처럼, 저도 대가 없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될게요. 되고 싶어요가 아니라 꼭, 되겠습니다. 그게 제가 받은 사랑의 보답이라고 생각하면.. 2023.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