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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응원.

by 파rang 2023. 4. 8.

  오늘 누군가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려다가 그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많이 망설였다. 보통 오랜만에 전화하는 사람에게는 "잘 지냈어?"라고 많이 물어보는데 이 친구는 잘 지내기보다 못 지낸 시간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응원해주고 싶어서 전화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데 힘든 사람에게 잘 지냈냐고 물어보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딱히 다르게 물어볼 말도 없어서 고민하다가 결국 전화를 걸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는 왜 안부를 물어볼 때 잘 지냈어?라고 시작할까. 잘 지냈냐고 물어보면 아니 못 지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냥 얼버부리며 잘 지냈다고 대답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잘 지냈냐는 물음을 들으면  그 물음이 싫지않다. 설령 내가 지금 잘 못 지내고 있다고 해도 그 질문이 좋다. 잘 지냈냐는 질문 속에는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라는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너의 하루에는 잘 지낸 날도, 잘 지내지 못한 날도 분명 있겠지만, 어쩌면 잘 지낸 날보다 힘든 날이 더 많았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네가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잘 지내냐는 그 질문하나가,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더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힘들수록 더 다정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힘든 건 싫지만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더 많은 것들에 감동하게 된다. 작은 친절과 다정에도 웃음이 지어지고 나의 작은 다정히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누군가 나에게 응원을 건넨다면, 안부를 물어본다면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무언가를 바라고 하는 행위가 아니니까. 꼭 돌려받기를 기대하며 하는 행동이 아니니까. 그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응원을 받았기에, 작은 다정함에 힘을 얻은 경험이 있기에 나도 작은 응원을 건네는 것이다. 당신의 하루도 나처럼 조금은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오늘 하루를 잘 견뎌내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내일을 맞이하기를 바라면서. 
 
  힘들때는 어딘가에서 나처럼 힘들어하고 있을 누군가를 떠올리자. 그러면서 더 다정해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그 다정히 나에게 응원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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