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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 오늘은 글을 꼭 써야지 생각했어.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글로 먹고살고 싶으니까. 그러려면 글을 자주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 자주 읽고 쓰다 보면 늘겠지. 뭐라도 되겠지. 싶은 마음이었어. 그런데 글이 너무 쓰고 싶은데 도통 뭘 써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 날이 있어. 사실 자주 그래. 매일매일 참신한 소재로,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그런 내용을 쓰고 싶은데 내 하루는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기에 매일 좋은 글을 쓰기란 참 어려워. 오늘도 도서관에서, 강의실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내내 생각했어. 요즘 백두산이 폭발한다고 난리던데 그걸 한번 써볼까, 아니면 오늘 읽은 책에 대해 쓸까, 어떤 내용을 쓰면 즐겁게 쓸 수 있을까 막히지 않고 술술 적어 내려 갈 수 있을까. 그.. 2023. 5. 10.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제목부터 안 읽고는 못 배길 것 같은 이름이다. 오휘명 작가님의 글쓰기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책인데 책이 읽고 싶어서 그때 추천받았던 책을 생각하다가 떠오르는 제목이 이 책밖에 없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역시 제목은 강렬해야 하는 건가. 나도 언젠가 나의 이토록 솔직한 책을 써서 내고 싶다. 물론 그 책은 내가 많은 책을 난 뒤에, 이미 작가로 여러 권의 책을 낸 뒤에야 출간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지인들은 그 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으므로. 나는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의 얌전한 고양이를 맡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나의 주변사람들은 그런 나의 정체를 몰랐으면 한다. 그게 인생 살기 편하지 않을까 싶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나도 언젠가 이런 가감없이 솔직한 책을.. 2023. 5. 7.
사랑이 밥 먹여주냐 왜 사랑은 밥 먹여주지 않을까? 오래전부터 품었던 의문이다. 지금은 안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의 드라마를 보면 부잣집 남자와, 가난한 여자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반대하는 진주목걸이를 하고 있는 남자의 어머니가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99% 등장하는 대사. "사랑이 밥 먹여주냐?" 사랑으로만은 살 수 없으니 당장 그 가망 없는 연애를 때려치우고 정신 차리라는 의미이다. 어찌 보면 아주 현실적이고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이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말을 어디선가 들을 때마다 오히려 반발심이 생긴다. 그러는 당신은 얼마나 대단한 삶을 살았냐고. 밥 먹여주는 다른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지금 삶에 만족하냐고 물어보고 싶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해 봤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을 그렇.. 2023. 5. 6.
더디게 오는 행복. 나의 다이어리에 적혀있는 말이다. 내가 생각해서 적은 건지, 아니면 어디서 듣고 적은 건지는 모르겠다. 작년 나의 다이어리에 남과 비교하며 힘들어하는 나에게 내가 해준 말이다. 이 문장이 오늘 문득 다시 생각났다. "행복은 더디 온다." 나는 뭐든 어려운 사람이다. 만남과 이별도, 하고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도, 두려움에서 금방 일어나는 것도 다 어렵다. 겁이 많아서 하고 싶은걸 바로 해보지도 못한다. 그게 실패하면 어쩌나, 그 뒤에 아무것도 남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하지만 그런 만큼 어려운 만큼 그 뒤에 오는 행복을 아주아주 크게 느낀다. 그리고 그 행복은 실제로 작지 않고 크다. 수혁이만 해도 그렇다. 나의 이전 연애는 그닥 성공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웠다. .. 2023. 5. 6.